2023 한해를 보내며

2023. 12. 31. 00:37그냥일기

마케팅 스쿨을 들으며 블로그를 시작한지도 반년이 넘어갑니다!!!

 

사실 마케팅 스쿨이 끝난 이후로 추가 게시글이 없었지만, 비공개로 취업 스터디 관련 게시물을 꾸준히 올리고 있었어요.

 

오늘은 2023년 회고이자, 내년을 위한 다짐을 정리해보려 합니다.

 


 

1분기 : 블랙기업 탈출 계획 세우기

 

저는 지난해 11월부터 잡플래닛 평점 1.5점따리 패션 회사에서 마케팅 인턴을 했습니다. 직무를 마케팅으로 확 잡고 이것저것 하기엔 스펙이 부족했고, 역시 백번 혼자 공부하기보단 한번의 실무경험이 낫겠다 생각해서 들어간 곳이었어요.

 

 

결론부터 말하면 잘못된 선택이었어요. 인턴은 무조건 최저, 야근 수당 없음. 마케팅 팀이랍시고 브랜드들은 여러개 짬처리 들어오는데, 협찬 대행사 사용료 제외하면 브랜드당 매월 예산이 30만원이 안됐어요. 콘텐츠를 찍어내라곤 하는데 뭐가 없으니 이미 예전에 활용했던 화보들로 사골을 우리고, 그마저도 절대적인 브랜드 양이 많아서 야근을 안하는 날이 손에 꼽았습니다.

 

 

무엇보다도, 웹디자이너가 해야할 듯한 일까지 왜 마케터한테 탑다운으로 찍어내리는지 모르겠는 곳이었습니다. 온라인 광고? JD에는 언급되어있지만 6개월 동안 단 한순간도 만질 기회가 없었습니다. 아, 결론은 야심차게 시작한 인턴이 물경력이 될 위기에 처지에 놓였습니다. 그래서 탈출을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2~3분기 : SESAC 데이터 드리븐 디지털 마케팅 취업캠프 시작

 

마케팅 탈을 쓴 디자이너로 6개월을 채워가며 상반기 공채 환승이직을 준비했습니다. 일찍 출근해서 아침을, 어차피 할 야근땜시 저녁을, 탕비실에서 삼각김밥 욱여넣으며 열심히 공부를 했습니다만 아쉽게도 결과가 좋진 못했어요. 하루하루 계약만료 퇴사만 외치던 저의 눈에 띈건 '에브리타임' 어플 배너광고에 뜬 서울 청년취업 사관학교의 취업캠프 광고였습니다.

 

 

일사천리로 신청, 면접, 합격까지. 첫 오티날은 인턴 출근 마지막 날이었습니다. 6시 정시퇴근 하자마자 클래스룸까지 눈썹 휘날리게 달려가서는, 자기소개로 0일차 따끈한 뉴비 백수 드립을 치며 어그로를 끈 기억이 납니다.

 

 

들어가서 디지털 마케팅의 기본적인 이론, 실제 광고를 설정해서 집행하는 법, 다양한 실생활 업무팁 등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예산을 변경하고 타깃을 변경하고, 이래저래 변화를 적용시키면 그게 모두 숫자로 정량화되고 성과로 산출되었습니다. 이런 재밌는 세상이 있었음을 그 때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JD에서 광고 시킨다 해놓고 한번도 기회가 없던 채 날아가버린 6개월이 아깝고 억울한 시간이었음을...

 

 

취업캠프를 들으며 같은 마케터라는 목표를 가지고 달려가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교류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같은 산업군이나 직업을 가지고 이야기할 수 있는 지인들이 많다는 건 참 좋은 일입니다. 덕분에 공부를 하면서도 그간 지쳤던 마음을 힐링할 수 있었습니다.

 

 


 

4분기 : 세상 호락호락하지 않은 하반기 공채, 그리고 만남

그리고 하반기 공채 시즌에 진입을 시작합니다. 리테일 분야의 유수의 대기업들은 서탈. 그러나 제가 꿈에 그리는 산업 분야는 게임이었기 때문에, 문을 두들겨 어찌저찌 면접까지는 봤습니다.

 

 

그러나, 생각보다 전공과 무관하게 새로운걸 시작한다는 것 자체가 진입장벽이었습니다. 아예 새로운 돌파구 마련이 당연시되는 과도 아니다보니, 왜 패션 안하고 굳이 게임을? 이라는 질문을 수없이 받고 디펜스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이사람들은 대체 무슨생각으로 이런 질문을 하지 싶은 하는 곳도 있었습니다. 면접자 또한 회사를 평가한다는 면접의 정의와 달리, 애써 평정심을 찾아가며 답변해야할 수밖에 없을 땐 상심이 깊어갔습니다.

 

 

그러나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과정에서 또 새로운 인연들이 생깁니다. 게임산업 취준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려고 관련 스터디를 찾아갔습니다. 같은 꿈을 가진 학생들, 도움주기 위한 현직자분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글을 쓰는 법, pt를 준비하는 법, 산업을 분석하는 법 등. 모든 것을 다 비우고 새로 배운다는 맘으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바뀐 스타일로 여기저기 서류를 넣기 시작하니, 이전보다 적중률이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내년초에도 바로 면접이 한 곳 잡혀 있습니다. 다음 1분기 공채시즌 전에도 취준으로 바쁘게 보낼 계획입니다.

 

 


 

 

정리를 해보면 2023년에는 한 회사에 제대로 자리를 잡자는 계획은 비록 실패했지만, 그보다 더 가치있는 인연들을 많이 만난 한 해였습니다.

 

 

취준은 지치고 힘든 과정이 맞습니다. 졸업 이후로 어떻게든 일을 해오긴 했지만, 2년째 한 곳에 거처를 잡진 못했습니다. 가끔 이렇게 살고 있어도 되나 하는 생각도 들곤 하죠.

 

 

그렇지만 확실하게 행복할 삶을 준비하면서, 그때의 행복을 함께 할 사람들이 생겼습니다. 조급하게 생각할 수록 악수만 선택할 수 있다는걸 항상 염두에 두면, 내년은 훨씬 나은 결과들을 들고 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럼 앞으로도 다양한 마케팅 인사이트를 접할 2024년을 기대하며.

 

-2023.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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